“트럼프 품에 안긴 비트코인, 우파 정치에 물들다” …WSJ ‘비트코인 컨퍼런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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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MAGA)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뜻으로 트럼프의 정치 구호다. WSJ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비트코인 컨퍼런스’가 사실상 친트럼프 집회로 변질됐다고 보도했다. 한때 반정부 성향을 자랑하던 비트코인이 친정부, 더 나아가 특정 정치세력에 경도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우익 정치 행사가 된 비트코인 컨퍼런스
비트코인 2025 컨퍼런스는 지난 5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열렸다. 지난해 행사에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 후보가 직접 등장해 비트코인 전략 비축 공약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과 가족들이 대거 참여했다. JD 밴스 부통령이 기조 연설을 하기도 했다. 행사장엔 트럼프 굿즈를 파는 상점이 들어섰고, 두 대의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비트코인의 상징색인 주황색으로 래핑됐다.
트럼프가 사면한 실크로드 창립자 로스 울브리히트는 ‘귀환 파티’로 환영받았다. 입장료는 300달러였다.
마이클 세일러, 윙클보스 형제 등 유명 인사들도 트럼프 캠프와의 관계를 강화했다. 세일러는 부통령 JD 밴스와 만나 채굴업자 세금 완화를 주장했다. 이에 대해 비트코인 초기 지지자 일부는 “권력과 친해지려는 움직임은 비트코인 정신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이 행사에서 “비트코인의 우군”임을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프가 운영하는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는 근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하는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미디어는 25억 달러를 들여 비트코인을 대량 구매할 예정이다.
트럼프 가문의 암호화폐 사업
트럼프 가문은 비트코인 채굴부터 밈코인 발행, 스테이블코인 발행 등 암호화폐 사업의 거의 전 영역을 수행하고 있다. 이같은 행보는 단순 투자 그 이상이다. 관련 입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된다.
비트코인 지지층 내에서도 이에 대한 우려가 크다. 뉴질랜드 출신 참가자 티나 마타이아는 “트럼프의 정치 메시지에는 공감하지만, 그가 만든 암호화폐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밈코인 상위 보유자들이 대통령과 만찬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일부 업계 관계자는 현실적 대응이라며 옹호한다. 판테라 캐피털의 댄 모어헤드는 “결국 비트코인은 실생활에서 쓰여야 한다. 그러려면 정부와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정체성은 지금 갈림길에 섰다. 권력과 손잡고 주류로 편입되는 길이냐, 원래의 탈중앙화 철학을 지킬 것이냐는 물음이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비트코인 2025 컨퍼런스 참석자들의 코멘트
리처드 스코트퍼드(Richard Scotford)는 코스타리카에 거주하는 비트코인 보유자로, “비트코인 콘퍼런스는 현재 사실상 우파 집회다. 권력자에 심취하는 것은 비트코인 정신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패트릭 머크(Patrick Murck)는 비트코인 재단 공동 창립자로, “트럼프의 국가 비트코인 전략비축계획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비트코인은 정치색 없는 네트워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는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래티지(Strategy)의 회장으로,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을 팔 때만 세금을 내야 한다. 지금은 영화 대본만으로 세금을 내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샘 카제미안(Sam Kazemian)은 스테이블코인 기업 프랙스(Frax)의 창립자로, “납세자들이 달러 연동 토큰으로 세금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에릭 트럼프(Eric Trump)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이며, “비트코인은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자산이다. 이해충돌은 없다. 나는 워싱턴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말했고, “우리를 공격한 사람들이 암호화폐 커뮤니티도 공격했다. 이것이 우리 가족과 업계를 하나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T.J. 슬링비(T.J. Slingby)는 캘리포니아의 암호화폐 옹호 단체 관계자로,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지지하면 더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을 알게 되고, 그만큼 가치도 올라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티나 마타이아(Tina Mataia)는 뉴질랜드 출신의 전직 통신사 직원이자 비트코인 투자자로, “트럼프의 정치 메시지에는 공감하지만, 그가 만든 암호화폐에는 투자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태지 드라이자(Tadge Dryja)는 비트코인 개발자로, “초기 콘퍼런스는 개인 자유와 돈의 본질에 대해 논의했으며, 정부가 우리를 없애려 하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회상했다.
댄 모어헤드(Dan Morehead)는 암호화폐 투자사 판테라 캐피털(Pantera Capital)의 최고경영자로, “비트코인은 실생활에서 쓰이려면 정부와 협력해야 한다. 현실 세계에는 규제와 정부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로스 울브리히트(Ross Ulbricht)는 실크로드(Silk Road)의 창립자로, “트럼프는 나를 석방하겠다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는 진정한 신뢰의 사람이다”라고 밝혔다.
실크로드 창립자, 경매로 비트코인 130만 달러 이상 모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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